지금 내 앞엔 한 여자가 내 앞에 벌거 벗은채 쓰러져 있고
왼손엔 식칼이 들려져 있다.
그리고 두 손엔 끈적 끈적한 감촉이 느껴진다.
맙소사 설마 내가 저 사람을 죽인건가?
지금 이 현장에 경찰이 들어온다면,
난 꼼짝 없이 철창행이겠지?
나는 잠시 사체 유기 방법을 고민하다
칼로 그 여자 시체를 조금씩 잘라
나눠서 조금씩 버리기로 했다.
기분 나쁜 끈적거림을 느끼며
시체를 다 자르고 나서
그 기분 나쁜 악몽에서 깨어 났다.
처음 이 꿈을 꾼지도 스무해가 다 되어 간다.
스무해라면 적응 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잊혀질 만하면 계속되는 이 기분나쁜 악몽은
나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적응할 수 없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듯 하다.
그나마 이 꿈을 꾸고 일어난 날은
그 기분 나쁜 꿈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현실에서는 행운이 따라 준다.
오늘도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남들보다 조금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할 수 있다.
약간은 극성스럽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들일지 딸일지도 모르는 나를 가진 어머니께서는
내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시고자, 내가 태어나기 전
미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서 원정출산을 하셨다.
키는 170Cm, 보통 이상의 외모에 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녀교육에는 투자를 마다 하지 않으신 어머니 덕분에
24살의 나이에 일류대를 졸업하였다.
말이 일류대 졸업이지, 대학 들어가서는 놀기만 했기에
취직을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커피나 차를 좋아하던 나를 위해 아버지께서는
커피숍을 하나 차려주셨고, 굳이 힘들이지 않고도
놀고 먹는 삶을 살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순전히 내 취향으로 디자인 되었다.
연갈색 커피색으로 둘러 쌓여진 벽에 진갈색 쇼파
똑같이 갈색톤의 테이블과 벽에는 영어로 쓰여진
흰 색의 영화 대사나 명언들...
커피숍 이름은 'cafe diem(cafe day)'.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문구인
'carpe diem'에 착안해서 만든 이름,
발음이 유사해서 지은 이름이지만
친한 친구들은 '일다방네 쥐새끼(다방레지)'라면서 놀려댄다.
난 말만 사장이지 가끔 들려서 커피나 한 잔 마시고 나오고,
나머지는 매니져가 다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 난 한마디로 빈둥 거리는 백수라 할수 있다.
오늘도 빈둥거리다가 할 일도 없고 해서
잠시 커피숍에 들렸다.
여전히 손님은 별로 없다.
창가자리로 가서 앉은 뒤 나는 평소처럼
'아이스 모카' 한 잔을 시킨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커피숍엔 'paradise cafe' 노래가 흐르고 있다.
담배를 재떨이에 끌때쯤
매니져가 커피를 가져다 주면서,
"사장님 요즘 장사가 잘 안돼요."라고 말한다.
가게가 적자가 나던 말던 내 알바 아니기에
괜찮다고 열심히 하라고 했다.
커피를 다 마신뒤
나는 노래가 시디 한 트랙을 돌때까지
멍하게 앉아 있다가
냅킨에다가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금방 실증이 나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커피숍을 나왔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거리를 걷던 그날
나는 우연히 너를 마주치게 되었어.
거리를 걷고 있는 수 많은 다른 사람들 처럼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는데,
내 시선은 네게 고정돼 버리고야 말았어.
정말 운명적으로...
트랙백 주소 :: http://www.emit.kr/trackback/3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