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시'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0/08/22 요술 - 한용운
  2. 2010/05/30 落照
  3. 2010/03/01 사랑 - 김용택
  4. 2008/11/07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5. 2008/03/19 한용운 - 인연설
  6. 2008/01/01 신과의 인터뷰
  7. 2008/01/01 Did Jesus use a Modem?
  8. 2008/01/01 농담 - 이문재
  9. 2007/12/03 여승 - 백석

요술 - 한용운

지식/시 2010/08/22 21:12

가을 홍수가 작은 시내의 쌓인 낙엽을 휩쓸어 가듯이,
당신은 나의 환락의 마음을 빼앗아 갔습니다.
나에게 남은 마음은 고통뿐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원망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가기 전에는 나의 고통의 마음을 빼앗아 간 까닭입니다.
만일 당신이 환락의 마음과 고통의 마음을 동시에 빼앗아 간다.하면,
나에게는 아무 마음도 없겠습니다.

나는 하늘의 별이 되어서 구름의 면사로 낯을 가리고 숨어 있겠습니다.
나는 바다의 진주가 되었다가,
당신의 구두에 단추가 되겠습니다. 
당신이 만일 별과 진주를 따서 게다가 마음을 넣어         
다시 당신의 님을 만든다면, 그때에는 환락의 마음을 넣어 주셔요.
부득이 고통의 마음을 넣어야 하겠거든,
당신의 고통을 빼어다가 넣어 주셔요   
그리고 마음을 빼앗아 가는 요술은 나에게는 가르쳐 주지 마셔요.
그러면 지금의 이별이 사랑의 최후는 아닙니다.

落照

지식/시 2010/05/30 21:39

朴文秀 落照
落照吐紅掛碧山 석양 노을 붉게 푸른 산에 비꼈는데
寒鴉尺盡白雲間 차가운 하늘에 갈가마귀 흰 구름 사이로 날아가네

放牧園中牛帶影 뒷동산에 풀어놓은 소 그림자 길기만 한데
亡夫臺上妾底환 망부대위의 임을 기다리는 아낙네, 낭자머리 고즈넉하다

問津行客鞭馬急 나루터를 묻는 나그네 말채찍이 급하고
尋寺歸僧杖不閒 절을 찾아가는 늙은 중의 지팡이가 한가롭지 않네

蒼烟古木溪南路 푸른 저녁연기 고목에 걸린 남쪽 길에는
短髮樵童弄笛還 더벅머리 초동이 피리 불며 돌아오네

사랑 - 김용택

지식/시 2010/03/01 00:00

사  랑

김 용 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 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컷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 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가을이라면 한 번 정도 떠오를 만한 시
낙엽을 보다가 생각이 났다

구르몽의 낙엽 (Remy de Gourmont / Les feuilles mortes)

Simone, allons au bois: les feuilles sont tombées;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Elles recouvrent la mousse, les pierres et les sentiers.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lles ont des couleurs si douces, des tons si graves,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Elles sont sur la terre de si frêles épaves!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lles ont l'air si dolent à l'heure du crépuscule,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Elles crient si tendrement, quand le vent les bouscule!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Quand le pied les écrase, elles pleurent comme des âmes,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Elles font un bruit d'ailes ou de robes de femme: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Viens: nous serons un jour de pauvres feuilles mortes,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Viens: déjà la nuit tombe et le vent nous emporte.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Simone, aimes-tu le bruit des pas sur les feuilles mortes?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인연설

                                                                한 용  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잠시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지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의 기쁨이라 같이 기뻐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렵니다.

신과의 인터뷰

지식/시 2008/01/01 18:09
어느 날 나는 신과 인터뷰하는 꿈을 꾸었다.
신이 말했다.
'그래,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구?'
내가 말했다.
'네, 시간이 있으시다면.'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의 시간은 영원.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무슨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가?'

내가 물었다.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었인가요?'

신이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신이 나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런 다음 내가 겸허하게 말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자식들에게 그 밖에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있음을 기억하기를.
언제나, 모든 방식으로.'

Did Jesus use a Modem?

Did Jesus use a modem at the Sermon on the Mount?
Did He ever try a broadcast fax to send His message out?
Did the disciples carry beepers as they went about their route?
Did Jesus use a modem at the Sermon on the Mount?

Did Paul use a laptop, with lots of RAM and ROM?
Were his letters posted on a BBS at Paul.rome.com?
Did the man from Macedonia send an E-mail saying "Come?"
Did Paul use a laptop with lots of RAM and ROM?

Did Moses use a joystick at the parting of the Sea?
 ...and a Satellite Guidance Tracking System-to show him where to be?
Did he write the law on tablets,
or are they really on CD?
Did Moses use a joystick at the parting of the Sea?

Did Jesus really die for us one day upon a tree?
 Or was it just a hologram, or technical wizardry?
Can you download the Live Action Video Clip
-to play on your PC?
Did Jesus really die for us one day on upon a tree?

Have the wonders of this modern age-made you question what is true?
How a single man, in a simple time, -could offer life anew?
How a sinless life,
a cruel death,
then a glorious life again,
could offer more to a desperate world
-than all the inventions of man?

If in your life, the voice of God is sometimes hard to hear...
with other voices calling,
-if His doesn't touch your ear...
Then set aside your laptop, modem,
-and all your fancy gear-
And open your Bible,
open your heart,
-and let your Father draw near.

예수가 인터넷을 사용했는가

산상수훈을 설파하기위해
예수가 인터넷을 사용했는가.
자신의 복음을 널리 전파하기위해
예수가 스팸메일을 사용했는가.

사도 바울은 성능 좋은 메모리와 업 버전을 사용했는가.
그의 편지들은 바울@로마.컴 이라는 이메일 명으로
성경 게시판에 올려졌는가.
마케도니아에서 떠날 때 그는 문자 메시지로
‘가도 되는가’ 를 묻고 출발했는가.

모세는 바다를 가르기위해
전자 게임기의 조종간을 작동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기위해
위성 추적 장치의 도움을 받았는가.
그는 십계명을 손으로 썻는가.
아니면 영구히 보관되도록 CD에 기록했는가.

예수는 어느 날 나무 위해서
정말로 우리를 위해 죽었는가.
아니면 그것은 단지 흘로그램인가.
또는 컴퓨터 합성인가.
그것은 무선 인터냇을 통해
동영상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가.

만일 당신의 삶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면,
다른 목소리들이너무 많이들려
신의 목소리가 당신 귀에 가닿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당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인터넷과
다른 모든멋진 도구들을 내려놓으라.
그리고 순수함으로 돌아가라.
그려면 신이 당신 곁에 있으리라.

농담 - 이문재

지식/시 2008/01/01 17:39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여승 - 백석

지식/시 2007/12/03 01:25

여승 -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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